같은 나무, 서로 다른 세 가지 가을
가을 메타세쿼이아를 보러 떠난다면 담양, 경남 고성, 대전·논산 세 방향으로 갈린다. 길이로 걷는 맛을 주는 담양의 메타세쿼이아길과 관방제림, 규모로 압도하는 고성의 그레이스정원, 부담 없이 숲에 들어서는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과 논산 온빛자연휴양림이다. 나무는 같아도 길의 길이와 땅의 크기, 머무는 방식이 달라서 어느 곳을 고르느냐에 따라 하루의 표정이 달라진다. 올가을 단풍 절정은 대체로 11월 초순부터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길이로 고른다면, 담양 메타세쿼이아길과 관방제림
담양 메타세쿼이아길은 1972년 담양군이 국도 24호선 군청에서 금성면 원율삼거리까지 5km 구간에 5년생 나무 1,300본을 심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나무를 계속 심고 가꿔 지금은 국도변 8.5km 구간에 걸쳐 있고, 나무 높이는 10~20m에 이른다. 올해는 11월 2일쯤 물들기 시작해 11월 15일 전후에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주소는 담양군 담양읍 메타세쿼이아로 12이고, 개인 요금은 어른 2,000원, 청소년·군인 1,000원, 어린이 700원이다. 이용 시간은 09:00~18:00이며 주차장과 화장실을 갖췄다. 차로 약 5분 거리의 관방제림(담양읍 죽녹원로 98 일원)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전승에 따르면 1648년 부사 성이성이 수해를 막으려 제방을 쌓고 나무를 심으면서 시작된 숲으로, 푸조나무·느티나무·팽나무 등 여러 수종의 300~400년 된 노거수가 둑을 따라 이어진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상시 개방이다. 곧게 뻗은 한 종류의 나무를 보는 길과 제각각인 고목을 보는 둑길을 하루에 잇는 코스인데, 18시에 닫는 유료 구간을 먼저 걷고 상시 개방인 관방제림을 뒤에 두는 순서가 자연스럽다.

규모로 고른다면, 고성 그레이스정원
경남 고성군 상리면 삼상로 1312-71의 그레이스정원은 면적이 16만 평에 이르는 민간정원 6호다. 수국 30만 주가 메타세쿼이아와 어우러지고, 산림청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주관하는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 2024년과 2026년 두 차례 이름을 올렸다. 수국 철은 6~7월이지만 가을에는 단풍 든 목수국과 메타세쿼이아가 볼거리다. 올해는 10월 중순부터 물들어 11월 초중순에 절정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국 꽃길 위로 메타세쿼이아가 뻗고 돌담이 이어지는 메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람개비 수백 개가 서 있는 바람의 언덕, 숲속 갤러리, 연못 길, 호스타원이 차례로 나타나 공간마다 풍경의 결이 달라진다. 입장료는 대인 1만 원이고 청소년·성인 단체·경로 우대·장애인·국가유공자는 8,000원, 소인은 6,000원에 음료가 포함된다.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입장 마감 오후 5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입장 마감 오후 5시 30분)까지다. 주차장은 넓고 무료다. 넓은 만큼 오후 늦게 도착하면 아쉬우니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아야 한다.

부담 없이 숲으로, 온빛자연휴양림과 장태산
논산 벌곡면의 온빛자연휴양림(황룡재로 480-113)은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없고 연중무휴로 열려 있어 사전 예약 없이 들를 수 있다. 호수 옆으로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선 풍경이 매력이며, 단풍은 11월 중순부터 말 사이에 가장 깊어진다. 사유지라 편의 시설이 많지 않아 간식과 음료는 미리 챙기는 편이 낫다. 대전 서구의 장태산자연휴양림(장안로 461)은 국내 최대급 규모의 메타세쿼이아 숲으로, 산책길과 출렁다리, 스카이웨이, 전망대까지 갖춰 활동적인 하루에 어울린다. 연중무휴이고 주차는 무료이며, 숲속어드벤처와 출렁다리는 9~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11~2월에는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형제바위 전망대에서는 낙조를 볼 수 있다. 두 곳은 차로 약 30분 거리여서 장태산을 먼저 둘러보고 해 질 무렵 온빛의 호수에서 마무리하는 일정도 가능하다.


취향에 맞춰 고르는 법
오래 걷는 가로수길과 수백 년 된 둑길을 함께 보고 싶다면 담양이 맞고, 단풍이 이르게 시작하는 넓은 정원에서 공간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즐기고 싶다면 그레이스정원이 낫다. 호수 곁에서 조용히 쉬고 싶다면 온빛, 출렁다리와 전망대까지 하루를 채우고 싶다면 장태산이 어울린다. 단풍 시기는 지역마다 다르고 요금과 운영 시간도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안내에서 운영 시간과 요금을 확인하고 길을 나서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