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은 잠깐, 오래 두려면 냉동
11월 11일은 숫자 1이 나란히 선 모양이 길쭉한 가래떡을 닮았다고 해서 가래떡데이로 불린다. 이날을 앞두고 떡을 넉넉히 사 두는 집이 적지 않은데, 가래떡은 실온에 두면 하루만 지나도 겉이 마르고 단단해지기 쉽다. 쌀 전분은 식으면서 수분을 잃고 다시 굳는 성질이 있고, 이 변화는 냉장 온도에서 특히 빠르게 진행된다. 그래서 냉장실은 며칠 안에 먹을 분량만 잠깐 두는 용도로 생각하는 편이 낫다. 오래 두려면 냉동이 맞다. 냉동하면 굳는 속도가 크게 늦춰진다. 다만 냉동실에서도 시간이 길어지면 성에가 끼고 다른 음식 냄새가 배 맛이 떨어진다. 보관 기간은 포장지에 적힌 소비기한을 따르고, 집에서 뽑거나 방앗간에서 받아 온 떡은 가능한 한 빨리 먹는다는 생각으로 두는 것이 안전하다.

소분하고 해동하는 순서
냉동 전에 할 일은 세 가지다. 먼저 떡을 완전히 식힌다. 김이 남은 채 포장하면 물방울이 맺혀 겉이 질척해지고 곰팡이도 생기기 쉽다. 다음으로 한 번에 먹을 만큼 자른 뒤 랩으로 한 줄씩 단단히 감싼다. 떡끼리 붙으면 나중에 떼다가 모양이 망가지므로 겹치는 면에는 랩이나 기름종이를 한 겹 끼운다. 마지막으로 지퍼백에 넣어 공기를 최대한 빼고 날짜를 적어 둔다. 해동은 용도에 따라 나눈다. 구울 떡은 해동하지 않고 얼린 채로 바로 굽는 편이 모양이 잘 유지된다. 국이나 볶음에 넣을 떡은 찬물에 잠깐 헹구거나 얼린 채 넣어도 된다. 전자레인지를 쓸 때는 물을 살짝 묻히고 랩을 느슨하게 씌워 짧게 돌리며 상태를 본다. 한 번 해동한 떡을 다시 얼리면 질감이 크게 떨어지니 피한다. 표면에 곰팡이가 보이거나 시큼한 냄새, 끈적한 점액이 있으면 곰팡이 부분만 도려내지 말고 통째로 버려야 한다.

프라이팬은 속까지 부드럽게
프라이팬은 불 조절이 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한 가래떡구이를 만들기 좋다. 팬을 달군 뒤 불을 중약불로 낮추고 식용유를 얇게 두르거나 키친타월로 닦아 낸다. 기름이 많으면 튀기듯 눅눅해지니 양을 줄이는 것이 요령이다. 떡을 올리고 한 면이 노릇해지면 돌려 가며 사방을 굽는다. 센 불에서 서두르면 겉만 타고 속은 딱딱하게 남는다. 얼린 떡은 처음에 뚜껑을 덮어 약불로 속을 풀어 준 뒤, 뚜껑을 열고 겉을 바삭하게 마무리하면 된다. 이미 굳은 떡은 물을 손끝으로 살짝 묻혀 올리면 김이 나면서 한결 부드러워진다. 떡이 팬에 달라붙을 때는 억지로 떼지 말고 잠시 두었다가 뒤집개를 밀어 넣는다. 한 번에 많이 굽는 것보다 팬에 여유 있게 올려 굽는 편이 고르게 익는다.

에어프라이어는 손이 덜 가는 방식
에어프라이어는 한꺼번에 많이 굽고 싶을 때 편하다. 먼저 바구니를 예열하고, 떡 겉에 기름을 아주 얇게 바르거나 분무기로 살짝 뿌린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으면 겉이 마르면서 갈라지거나 딱딱해지기 쉽다. 떡이 부풀면서 터지지 않도록 칼집을 한두 군데 내 주고, 서로 닿지 않게 간격을 두고 올린다. 기기마다 화력이 달라 정해진 시간이 없으므로, 처음에는 짧게 설정하고 중간에 꺼내 뒤집으며 색을 확인한 뒤 필요하면 조금씩 늘린다. 바닥에 종이 호일을 깔 때는 열풍에 날려 가열부에 닿지 않도록 떡으로 눌러 두어야 한다. 두 방식의 차이는 아래처럼 정리할 수 있다.

- 프라이팬: 불 조절이 쉽고 속이 부드럽게 익는다. 소량을 굽거나 겉을 노릇하게 내고 싶을 때 맞고, 계속 지켜보며 뒤집어야 한다.
- 에어프라이어: 한꺼번에 많이 굽기 좋고 손이 덜 간다. 기름을 바르지 않으면 겉이 마르기 쉬워 중간 확인이 필요하다.
- 얼린 떡: 두 방식 모두 해동 없이 바로 굽는 편이 모양을 지키기 쉽다.
- 굳은 떡: 물을 살짝 묻혀 굽거나 뚜껑을 덮어 약불로 먼저 풀어 준다.

가래떡데이에 먹을 떡은 식힌 뒤 소분해 냉동하고, 먹을 때는 상황에 맞춰 프라이팬이나 에어프라이어를 고르는 것이 좋다. 조청이나 꿀 같은 곁들이는 음식은 굽는 동안 따로 준비해 두고, 구운 떡은 식으면 다시 굳으니 바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