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은 경북 구미시와 김천시, 칠곡군에 걸쳐 솟은 해발 976m의 산이다. 이름은 아도화상이 저녁노을 속을 날아가는 황금빛 까마귀를 본 데서 유래했다고 전한다. 금빛까마귀를 만나러 가는 길은 메타세퀘이아길을 지나 산으로 이어진다.
이 코스는 채미정에서 출발해 금오산성, 해운사, 금오산 정상, 약사암을 차례로 잇는다. 총거리는 9km, 총소요시간은 5시간으로 잡는다. 산길이 가파른 만큼 하루 일정을 넉넉히 비워 두고 오르는 편이 좋다.

코스 구간 순서 한눈에 보기
구간은 아래 순서로 이어진다. 역사 유적과 사찰, 정상부 풍경이 번갈아 나타나 지루할 틈이 없다.
- 1구간 채미정 : 야은 길재의 충절을 기린 정자
- 2구간 금오산성 : 내성과 외성을 두른 2중 산성
- 3구간 해운사 : 금오산 자락의 사찰
- 4구간 금오산 정상 : 해발 976m 기암절벽 능선
- 5구간 약사암 : 정상 아래 자리한 직지사의 말사
전체 길이는 9km이고, 쉬는 시간까지 합쳐 5시간 정도를 예상하면 된다. 구간마다 유적을 둘러보는 시간이 들어가므로 걸음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채미정, 충절을 기린 정자에서 출발
첫 번째로 만나는 채미정은 야은 길재의 충절과 학문을 추모하려고 조선 영조 44년인 1768년에 세운 정자다. 길재는 고려 말인 1386년 문과에 급제해 성균관 박사를 거쳐 문하주서에 올랐다. 고려가 무너지고 조선이 들어서자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며 벼슬을 사양하고 선산에 은거했다.
채미라는 이름은 백이와 숙제가 고사리를 캐던 고사에 길재의 절의를 빗댄 것이다. 흥기문을 지나 오른쪽에 있으며, 정면 3칸에 측면 3칸 규모의 팔작집이다.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숨을 고르며 들르기 좋다.

금오산성, 내성과 외성이 감싼 산
두 번째 구간은 금오산성이다. 산성은 금오산 정상부와 계곡을 감싸 돌로 쌓은 내성과 외성의 2중 구조다. 내성은 정상부에 테를 두른 모양으로 둘레가 10리에 이르고, 외성은 계곡을 감싸며 둘레가 5리에 달한다.
내성과 외성의 성벽을 합치면 길이가 6.3km나 된다. 험한 절벽에는 따로 성벽을 쌓지 않고 자연 지형을 그대로 방벽으로 삼았다. 임진왜란 때 정기룡 장군이 지켜낸 산성이라는 이야기를 떠올리며 걸으면 성벽이 달리 보인다.
해운사, 산과 절이 어우러진 쉼터
세 번째 구간인 해운사는 금오산 자락에 자리한 사찰이다. 좋은 산에는 좋은 절이 있고, 그 곁에는 전설과 고승의 자취가 남아 있다고들 한다. 금오산 곳곳에 전설과 일화가 얽힌 유적과 절이 있어 사철 사람들이 찾는다.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기 전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돌리기 좋은 자리다. 도선 국사가 수도했다고 알려진 도선굴도 금오산의 이야기 속에 함께 전해진다.

금오산 정상, 기암절벽 위의 풍경
네 번째 구간은 해발 976m의 정상이다. 금오산은 소백산맥의 지맥에 솟은 산으로, 산 전체가 급경사의 기암절벽을 이뤄 곳곳에 경승지가 있다. 197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관광시설이 갖춰졌다.
산 아래에서 대혜폭포까지는 케이블카가 놓여 있어 오르막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대혜폭포는 명금폭포로도 불린다. 다만 이 코스는 전체 9km를 걷는 길로 소개되니, 걸어서 오를지 케이블카를 탈지는 체력에 맞춰 정하면 된다.

약사암, 날아오르는 새를 닮은 정상부
마지막 구간은 약사암이다. 주소는 경상북도 구미시 남통동 산24번지로,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다. 정상 아래쪽에는 칼날 같은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산세가 매우 가파르다.
정상은 월현봉, 약사봉, 보봉으로 이뤄져 있다. 이 일대는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새를 닮았고, 누워 있는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기도 한다. 약사암 아래에서는 마애보살입상도 만날 수 있어 산행의 마무리로 알맞다.

산행 전 알아둘 점
코스는 총 9km, 총 5시간이다. 산 전체가 바위로 이뤄져 급경사가 많으므로 미끄럽지 않은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 구간마다 유적과 사찰이 있으니 시간 배분을 미리 해 두면 여유롭다.
입장 시간과 케이블카 운행 여부, 주차 사정 같은 세부 정보는 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방문 전 운영 기관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금빛까마귀의 전설을 떠올리며 한 구간씩 천천히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