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가 되면 장롱 속에 보관해둔 이불을 꺼내거나 여름철 사용한 침구를 세탁해 정리해야 한다. 압축팩을 열거나 오래 두었던 이불을 펼치면 눅눅한 냄새와 습기가 올라온다. 올해 여름은 습도가 높고 비가 많이 내려 침구류에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었던 만큼, 제대로 된 건조와 소독이 필요하다.

물세탁 후 햇볕 건조가 기본
이불을 단순히 털어서 말리면 집먼지 진드기 오염이 오히려 심해진다. 일본의 한 조사에 따르면 이불을 털 때 진드기 배설물 개체 수는 32%, 충체 수는 26% 증가했다. 반면 물세탁을 하면 충체 수가 53%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물세탁 후 가을 햇볕에 바싹 말리는 것이다.
침구 커버는 땀과 피지로 인한 염분과 지방을 제거하기 위해 온수로 세탁하되, 베이킹소다를 넣으면 곰팡이 번식을 방지하고 식초를 사용하면 살균과 탈취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습한 날씨에 세탁하면 세균이 번식할 수 있으므로 건조기를 사용하거나 냉방기, 제습기로 실내에서 빠르게 말려야 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3~4시간이 적기
햇볕 건조에 가장 적합한 시간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3시 사이다. 이 시간대는 태양 고도가 높아 자외선이 강하고 기온도 높아 수분 증발이 잘 일어난다. 11월 늦가을에는 오후 3시 이후 햇빛의 건조 효과가 크게 떨어지므로, 저녁 공기를 머금기 전에 거둬들여야 한다.
이른 아침은 밤사이 내린 이슬로 난간이나 빨랫대가 젖어 있는 경우가 많아, 널기 전 손으로 물기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건조 시간은 3~4시간이면 충분하며, 중간에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사이에 앞뒤를 뒤집어 양면을 고르게 말려야 한다. 반으로 접어 걸치기보다 빨랫대 두 줄에 나눠 최대한 펼쳐 두면 공기가 잘 통해 건조가 빠르다.

소재별로 다른 건조 방법
면이나 폴리에스테르 커버는 중성 또는 알칼리 세제로 세탁하되, 면 소재는 합성 세제 사용을 피하고 섬유 유연제를 쓰면 부드러워지고 정전기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 면 이불은 햇빛에 강해 직사광선에 오래 말려도 괜찮지만, 폴리에스테르나 아크릴 같은 합성섬유는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면 섬유가 약해지거나 변색될 수 있다.
린넨 소재는 통기성이 좋고 땀을 잘 흡수하지만 내구성이 낮아 세탁기 울 코스를 사용하거나 세탁망에 넣어야 한다. 물 온도는 30도 이하로 유지하고 중성세제를 사용하되, 섬유 유연제는 피해야 한다. 건조기 사용은 지양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자연 건조한다. 양모나 실크, 구스이불은 자외선에 약해 변색되거나 섬유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그늘에서 바람에 말리거나 얇은 천으로 덮어 간접광만 받도록 한다.

건조기 활용과 보관 요령
의류건조기의 고온 살균 코스는 60~70도 열풍이 15분 이상 유지되면 대부분의 집먼지진드기와 세균이 사멸한다. 날씨와 상관없이 일정한 살균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습기를 근본적으로 차단하지만, 제품 라벨의 권장 온도를 확인해야 한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충전재가 녹거나 뭉칠 수 있다.
햇볕 소독은 실제로는 살균보다 건조 효과에 가깝다. UV-C는 오존층에 흡수돼 지표까지 내려오지 않고, 지면에 닿는 자외선은 주로 UV-B와 UV-A다. 맑은 날 기준 햇볕에 30분 정도 노출하면 침구 표면의 세균 수가 50% 이상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지만, 체감되는 변화는 섬유 사이 수분이 날아가며 생기는 보송한 감촉 쪽이다.

거둬들이기 전에는 표면을 가볍게 두드려 먼지를 털어낸다. 세게 내리치면 섬유가 상하고 충전재가 손상된다. 집 안에 들인 이불은 바로 개어 넣지 말고 30분 정도 펼쳐 열기를 식힌 뒤 보관한다. 세탁한 여름 침구는 통풍이 잘 이루어지는 높은 곳에 보관하되, 공간을 확보하여 보관하고 이불 걸이를 사용하거나 이불이 서로 닿는 부분에 습자지를 끼워 두면 섬유가 축축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