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이 되면 아침 출근길 공기가 눈에 띄게 차가워진다. 첫눈 소식이 들린 뒤에 정비소를 찾으면 예약이 밀리기 쉬우므로, 타이어와 체인, 배터리, 워셔액을 한꺼번에 살펴 두는 편이 낫다.
이 글은 기온으로 교체 시점을 가늠하는 방법과 항목별 점검 요령을 순서대로 담았다. 끝에는 주차장에서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점검표를 붙였다.
교체 시점은 달력이 아니라 기온으로 정한다
겨울용 타이어는 눈이 내린 뒤에 바꾸는 장비가 아니다. 고무는 기온이 내려가면 단단하게 굳는데, 겨울용 타이어는 낮은 온도에서도 잘 굳지 않는 소재로 만들어 접지력을 지킨다. 눈이 오지 않아도 쌀쌀한 날씨에 효과를 보는 이유다.
판단 기준은 아침 최저기온이다. 최저기온이 한 자릿수로 내려와 영하권을 오르내리기 시작하면 교체 일정을 잡아야 할 때로 보면 된다. 낮에 녹은 물기가 새벽에 다시 어는 일이 잦아서, 퇴근길보다 출근길이 더 미끄럽다.
사계절용 타이어를 계속 쓸 생각이라도 점검 방식은 같다. 홈이 얼마나 닳았는지, 옆면에 갈라진 곳은 없는지, 못이나 돌이 박히지 않았는지 먼저 살핀다. 많이 닳았다면 겨울이 오기 전에 교체 여부를 정비소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겨울용 타이어로 바꿀 때 확인할 것
네 바퀴를 모두 같은 종류로 맞추는 것이 기본이다. 앞뒤나 좌우에 서로 다른 타이어를 끼우면 미끄러운 길에서 차의 움직임이 불안해질 수 있다. 크기와 규격은 사용설명서와 타이어 옆면 표기를 맞춰 보고 정한다.
지난겨울에 쓰고 보관해 둔 타이어를 다시 끼운다면 장착 전에 표면을 한 바퀴 돌며 본다. 고무가 갈라졌거나 한쪽만 심하게 닳은 곳이 있다면 그대로 달지 말고 정비소에 보여 주자. 여름용 타이어는 직사광선과 습기를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스노체인은 눈이 오기 전에 한 번 걸어 본다
체인은 내 차에 맞는 제품이어야 한다. 타이어 규격과 맞지 않으면 장착이 안 되거나 달리다가 벗겨져 차체를 상하게 할 수 있다. 구입하기 전에 사용설명서에서 체인 사용 가능 여부와 규격을 확인한다.
눈길 한복판에서 처음 체인을 꺼내면 손이 곱고 마음이 급해져 제대로 걸기 어렵다. 날씨가 좋은 날 주차장에서 한 번 직접 걸어 보면 순서가 몸에 익는다. 장갑, 무릎 깔개, 손전등을 체인과 같은 가방에 담아 트렁크에 두면 편하다.
체인은 구동바퀴에 건다. 장착한 뒤 몇 미터 천천히 굴려 보고 느슨해졌다면 다시 조인다. 눈이 없는 마른 노면에 들어서면 바로 풀어야 체인과 도로가 상하지 않는다. 스프레이형 체인은 급할 때 쓰는 보조 수단으로 보고, 차에 맞는 제품인지 설명서에서 확인하자.

공기압은 기온이 내려간 날 다시 잰다
공기는 차가워지면 부피가 줄기 때문에 타이어 공기압도 저절로 낮아진다. 기온이 뚝 떨어진 날 아침에는 한 번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달린 직후에는 열 때문에 수치가 높게 나오니 차가 식은 상태에서 잰다.
기준값은 운전석 도어 안쪽 라벨이나 사용설명서에 적힌 지정 공기압이다. 미끄러운 길이 걱정된다고 임의로 빼거나 더 넣으면 오히려 접지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네 바퀴를 모두 재고, 가능하면 스페어 타이어가 있는 차는 그것도 함께 본다.
배터리는 시동 걸 때의 느낌부터 살핀다
추운 날씨에는 배터리 성능이 떨어져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일이 생긴다. 시동 모터 소리가 평소보다 느리거나 시동 순간 실내등과 계기판이 어두워진다면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원인을 짐작하기보다 정비소에서 배터리 상태를 측정해 보는 것이 정확하다.
직접 할 수 있는 점검은 눈으로 보는 것이다. 단자 주변에 하얗게 앉은 가루가 없는지, 케이블이 헐겁지 않은지 살핀다. 점프 케이블은 트렁크에 넣어 두되, 연결 순서는 사용설명서를 따르자.

워셔액과 부동액, 와이퍼까지
워셔액은 추위에 얼지 않는 겨울용으로 채운다. 여름에 쓰던 워셔액이 남아 있다면 얼어서 분사되지 않을 수 있다. 물을 섞을 때는 제품에 적힌 비율과 설명서를 따르고, 감으로 정하지 않는다.
냉각수가 얼면 엔진과 라디에이터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부동액 농도도 챙긴다. 규격과 혼합 비율은 차량 설명서를 기준으로 하고, 색이 탁하거나 이물질이 보이면 정비소에서 점검받는다.
와이퍼는 고무가 갈라졌거나 닦이는 면이 지저분하게 남으면 바꾼다. 야외에 주차할 때는 와이퍼를 세워 두면 유리에 얼어붙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유리에 성에가 꼈다면 히터와 열선으로 충분히 녹인 뒤 출발하고, 눈이 쌓인 채로 와이퍼를 켜지 않는다.
주차장에서 바로 쓰는 출발 전 점검표
- 타이어 홈 마모, 옆면 균열, 박힌 이물질 확인
- 식은 상태에서 네 바퀴 공기압 측정, 지정 수치와 비교
- 체인 규격 확인과 장착 연습, 장갑·손전등 함께 비치
- 시동 소리와 단자 상태 확인, 점프 케이블 준비
- 겨울용 워셔액 보충, 부동액 농도와 냉각수 상태 확인
- 와이퍼 고무 상태, 전조등·제동등, 블랙박스 작동 확인
- 앞뒤 유리의 눈과 얼음 제거 후 출발

장비를 갖춘 뒤에는 운전 방식이 남는다
얼어붙은 노면에서는 마른 길보다 멈추는 데 훨씬 긴 거리가 필요하다. 앞차와 간격을 넉넉히 두고 평소보다 속도를 줄인다. 출발과 정지는 페달을 천천히 밟아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그늘진 길, 다리 위, 터널 입구는 다른 곳보다 먼저 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구간에서는 핸들과 브레이크를 부드럽게 다룬다. 기온이 내려가기 전에 점검표를 한 번 훑어 두는 것이 겨울 운전의 첫 단계다.